켐니츠(Chemnitz)로 이사 온 지 어느덧 4개월 정도가 지났다. 어떻게 이사해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었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오늘은 현재 거주 중인 켐니츠 도시에 대해 지금까지 느끼고 경험한 일상생활 장단점을 간략하게 얘기해보려 한다.
독일 동부 작센(Sachsen)주에 위치한 독일의 중소 도시로, 약 30만 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다. 특히, 켐니츠의 중앙역 근처부터 시내부를 넘어서까지 대학 건물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 도시다. TU 켐니츠(Technische Universität Chemnitz)는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과 대학 중 하나이다. 때문에 신입생을 위한 설명회에 참가해 보면, 로봇부터 AI, VR 등과 같은 자동차 및 기계 분야와 관련된 과들이 즐비하다.
한편 독일 구동독, 즉 동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서부 지역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늦고,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알려지면서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소외받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계획과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고, 풍부한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문화도시로 선정되는 등 변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hemnitz 생활 장점
저렴한 생활비 : 바이에른 주와 니더작에 살아본 사람으로서, 생활비 특히 집세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기본적인 식비나 교통비 면에서는 딱히 큰 차이가 없으나, 저렴한 방세와 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 못할 장점이라 생각한다.
잘 정비된 대중 교통 : 시내부터 외곽지역까지 잘 정비된 대중교통 덕에 대학과 대학, 대학과 시내 등을 돌아다니는 것이 어렵지 않다. 차도 돈도 없는 유학생에게 도시 내에서의 접근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독일 동료의 말에 의하면 2018-19년 경에 새로운 노선들이 개통된 것이어서 모던함 그 자체다. (덜덜덜거림 없음)
도시 곳곳의 공원 : 사실 이 점은 내게 그리 매력적인 점은 아니나 (집순이에게 일도 필요 없음) 곳곳에 공원과 녹지로 둘러싸여 있어 산책하기 좋다.
옆 도시와의 접근성 : 켐니츠 주변에 라이프치히(Leipzig), 드레스덴(Dresden) 등 켐니츠보다 좀 더 큰 도시들과의 접근성이 좋아, 많은 거주민들이 도시를 오가며 통근하기도 하는 도시이다.
짜지 않은 음식 : 일부 바이에른 주의 음식은 극단적으로 짜다. 소금이 귀했기에 짠 음식은 부유함을 상징해서 그렇다고 들었는데, 모르긴 몰라도 음식점이나 학생 식당의 음식이 짜서 - 하물며 빵도 짜다 - 먹을 수 없었던 때를 생각하면 기본 간으로 주는 이곳의 음식에 감사할 따름이다.
친철하고 콧대 높지 않은 주민 & 동료 : 누구를 만나는지가 독일 생활에서 특히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좌우하게 된다. 바이에른 주에서 은근히 짜증 나는 점을 꼽으라면 사람들의 무시가 담긴 시선(위아래 훑어보거나 어깨치고 가기 등)이다. 이는 개인만이 그 찰나에 느끼는 은근한 차별(implizite Deskriminierung)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호소를 할 수도, 누군가가-특히 독일인- 어려움을 공감해주지 않는다. '그럴 리가 없다'라고 일관하는 태도 또한 다시금 상처받게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켐니츠에서 생활하면서 다행이었던 점은, 도시 내에서 어디에 사느냐에 달라지겠지만 지금까지 거주지 내에서 어떠한 차별/무시/위협을 느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도시에 오기 전에 모두가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켐니츠의 극단주의자들이었는데, 오히려 도시가 조용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다. - 이는 물론 본인이 위험한 곳을 가지 않는 등 어느 도시에서든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바이다. 이웃들만 해도 같은 단지나 길에서 만나면 모두 같이 인사하고, 짧게 대화를 나누는 등 매우 정겨운 이웃들이다.
Chemnitz 생활 단점
취업 기회 : 대학 도시인만큼 교육이나 연구 분야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취업기회가 제한된다. 때문에 드레스덴이나 라이프치히, 근교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도 아침 기차를 타보면 많이 만난다.
날씨 : 이는 독일 전역이 가진 공통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처음으로 맞이한 켐니츠의 겨울은 우선 바람이 너무 무섭게 분다. 큰 나무가 쓰러질 정도라고 하면 그 속도와 강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상상이 가는가? -1도만 돼도 눈이 펑펑 오는 날씨이다.
>> 사실 아직까지는 그렇게 큰 단점을 발견하지 못해 짧게 쓰는 것에 대해 양해부탁드려요 :D
나는 바이에른 주에서 살 때보다 이 켐니츠에서 살 때 120% 이상의 만족도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켐니츠 주민이나 동료들이 나의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 놀라워한다. 뷔르츠부르크에서 함께 공부하던 모든 석사생들의 출신지가 제각각이었던 것과 달리 켐니츠에서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의 90% 이상이 이 근교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서부 지역이 그들에게 일종의 살고 싶은 도시나 이상 도시와 같이 다가오는 듯하다. 어느 도시를 살든, 그 장단점이 있겠지만 언론에서 너무 자극적으로만 비친 켐니츠의 모습에 안타까워 짧게나마 장점을 나열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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