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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ebling | 독일 일상/독일에서 공부하기

[독일 대학 Blahblah] 남성 여성 지칭? 성별 구분이 평등인 독일 사회, 성별 구분이 차별인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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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를 배우는 사람에겐 - 물론 그리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도 가지고 있지만 - 명사에 성이 있다는 건 여전히 낯선 문법이고, 마음으로 받아들여 그냥 외워야 하는 골칫거리이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특히 명사의 성별이 아닌, 사람을 지칭해야 할 때 그 복잡함은 생각보다 크다.

한국어로 "의사"는 의사이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구분 없이 의사를 업으로 삼는 사람을 통칭한다. 오히려 "여의사, 여교수" 즉 여성임을 드러내는 "여"를 붙이는 것이 요즘 젠더 감수성에 어긋난다. 직업에 남성 여성을 구분 짓지 않는 것이 한국 언어체계에 맞는 셈이다. 

독일은 이와 반대이다. 직업 지칭시 der Arzt란 단어가 기본 형이지만, 이는 편의상 남성형을 기본형으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die Arztin 여성 의사를 일컫지 않는다. "독일인"이라는 단어를 말하고 싶어도, 지칭하고자 하는 대상이 남성일 땐 ein Deutscher, 여성은 eine Deutsche이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으면 자칫 성차별자가 될 수 있다. 

내겐 한국식 사고가 1순위라서 그런가 이 문제가 그렇게 예민한 것인지 몰랐다. 오히려 '여자의사 (Ärztin)'라고 지칭하는 게 더 차별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의 많은 이들이 Arzt가 남성만 지칭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남성형을 기본으로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창하고 있다. 이는 남성만 생각하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상이며, 나아가 독일어/독일 문법이 남성 지배적이라고 평가한다. 

이 문제는 글을 쓰거나 발표시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가령, 한 세미나 수업에서 한 독일인 여자아이가 남성형을 기본으로 하여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학생 한 명이 손을 들곤 여성형을 지칭하지 않는 것이 불쾌하다, 차별적으로 느껴진다는 식으로 피드백하여 발표자가 사과한 적이 있다. 또 다른 발표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발표 시에 불편하니, 남성형을 기본형으로 할 것이며 이는 차별을 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라면 먼저 언급하고 시작하기도 했다. 

대학교 에세이, 과제, 보고서를 쓸 때도 간편함을 위해 표지에 다음과 같이 성별 구분에 대해 간단히 언지를 주고 시작하는 학생들이 있다. 

Aus Gründen der leichteren Lesbarkeit wird in der vorliegenden [ Hausarbeit/Seminararbeit ] die männliche Sprachform bei personenbezogenen Substantiven und Pronomen verwendet. Ist es nicht explizit unterschieden, sind hiermit immer beide Geschlechter gemeint. Dies impliziert jedoch keine Benachteiligung des weiblichen Geschlechts, sondern soll im Sinne der sprachlichen Vereinfachung als geschlechtsneutral zu verstehen sein. 

이러한 의견과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그 복잡성과 임의성 - 사람을 지칭하는 기본형 단어를 남성으로 하기 때문에 - 을 줄이고 피해 가고자, 전문가들은 중성적인 표현, 소위  "geschlechtsneutrale Alternative"형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즉, der Studient / die Studentin 이 아닌 Studierende와 같이 말이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슬래시 (예 - ein/-e Mitarbeiter/-in)를 사용해 동시에 표기하거나, 학교 발표와 같이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별표(*; Genderstern/Gendersternchen)를 사용해 Mitarbeiter*innen, Bürger*innen과 같이 표기한다. 

그러나 언어학자들은 한편으로, 한 단어를 표기하는데 특수문자가 들어간 형태는 언어학적으로 옳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배적으로 남성형을 사용하는 언어 사용행태를 비판하고 새로운 방법 모색이 중립형을 사용하는 것이라니. 한국인에게 "남의사", "여의사"라고 성별을 붙여 지칭하는 말이 성차별적이라면 독일에서는 이와 반대로 명확하게 성별을 지칭하여 성평등 언어를 달성하고자 하니, 이렇게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구나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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