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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ebling | 독일 일상/독일에서 공부하기

어쩌다 보니 독일, 무계획으로 시작된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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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획의, 무대포의, 무식의 유학 생활 시작이 아니었나 싶은 내 과거이다. 이번 포스팅은 주절 주절 어떻게 유학을 오게 되었고, 지금은 유학 생활의 어디에 서 있는지 떠들어보려고 한다.

독일 유학 준비기

한국에서 석사 준비를 위해 조기 졸업을 하려고 서둘렀던 나에게 독일 유학은 1도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우선 독일에 나오기 전까지 외국 경험이 없는사람이었고, 전공마저도 아주 고전 중의 고전이었기에 마지막 7학기에 한문을 달달 외우고 있었다. 그러다 남친님께서 군대 제대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장거리 연애는 싫었던 내가 유학을 맘먹게 되었고, 그때부터 독문과 수업을 청강하면서 독일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준비

독일에서 일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나 2016년 무렵에는 워킹 홀리데이로 독일에 비교적 쉽게 나올 수 있었다. 필요 서류를 준비하고 간단한 인터뷰와 서류를 심사하는데 이마저도 경험없는 애 티가 팍팍 났다. 남친이 살고 있었던 WG의 빈 방 하나에 살기로 하고 첫 거주지를 말하는데,  Würzburg이라고 당당히 말했으나 뷔북 옆에 붙은 작은 도시였음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출국 직전 정말 최소한의 것만 준비했는데 - 논문 검색은 잘하지만 인생 계획은 언제나 대충 짜는 건 기분 탓인가 - 여행자를 위한 보험과 돈, 옷, 워홀 비자가 전부였다. 도착해서도 공항에 짐이 하루 늦게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Frankfurt에 급하게 호텔을 잡고, 독일 빵 먹고 체하고 난리난리인 첫 날이었지만 이젠 추억이다.

https://seoul.diplo.de/kr-ko/service/-/1694216

 

워킹홀리데이 비자

개요 독일연방공화국과 대한민국 간의 워킹홀리데이 비자(관광취업을 위한 사증)협약이 체결되어 2009 년 4 월 19 일자로 발효되었다. 본 협약의 취지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독일의 문화와 일상생

seoul.diplo.de


독일에서 본격적인 독일어 공부 시작

A2 수준으로 독일에 갓 도착해서 입국 심사 시에 그냥 영어로 답했다. 1달 간 Würzburg에서 독일의 여유로운 삶을 즐기다가 어학원을 위해 Göttingen 괴팅엔으로 이사했다. 어학원조차 계획에 없었기에 무작정 날라와 아는 지인의 추천을 듣고 괴팅엔 대학의 어학원이 등록하여 어학 공부를 시작했다. DSH 시험도 바로 괴팅엔 대학에서 칠 수 있으며, 도서관 출입증 카드를 별도로 만들어 공부하거나 Mensa 학생 식당도 이용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작은 도시지만 일부 동네만 조심하면 안전한 도시였다 - 위험한 곳은 안가면 된다는 주의. 집-학교-집-학교 삶의 반복.

낮은 반이라고 무시할게 아니다. 당시 시리아 난민들이 많이 넘어 왔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글과 문법은 틀리지만, 이미 1-2년, 길게는 3년 이상 생존 독일어로 말을 배운 친구들이었으니. 한국 학원처럼 문법 위주의 수업으로 하다간 선생님이 말 못하는 학생이라고 점수를 더럽게 줄 수 있다. 

혹시 다른 어학원이나 도시와 비교해 보고 싶을 예비 유학인을 위해 괴팅엔 사이트 링크를 첨부한다.

https://www.iik-goettingen.de/kurse/studienvorbereitende-kurse/deutschkurse-zur-studienvorbereitung/

 

Deutschkurse zur Studienvorbereitung - IIK Göttingen

Institut für Interkulturelle Kommunikation IIK Göttingen e.V. Heinrich-Düker-Weg 12 37073 Göttingen Intensiv-Deutschkurse in Kooperation mit der Georg-August-Universität Göttingen Studienvorbereitende Deutschkurse Studienvorbereitende online Kurse DS

www.iik-goettingen.de

독일 대학 진학

성격 급하고 벌어온 돈도 어학비로 마구마구 줄어 들고 있었기에 내 목표는 하나였다. 무조건 한번에 DSH 통과 후 대학에 들어가자. 음.. 난 한국인이고, 시험같은건 지난 20년 간 쳐왔으니 문제 없다고 혼자 위안 삼으며 달려댔다. 4월 중순 경 어학 시작하여 9월 초 무렵 (기억에 맞다면?) DSH 시험을 쳤으니 이만하면 선빵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석사 지원을 위해 서류 준비를 했으나 기존에 공부했던 학과와 커리큘럼이나 조건이 맞지않아, 혹시나 해서 Würzburg의 겨울 학기 학사 과정을 지원해놨었다. 

  Tip!  

석사를 지원할 때 무작정 석사만 지원할게 아니라, 가고 싶은 대학의 자신이 원하는 학과나 NC(정원제한) 없는 학과에 학사 과정도 한 두개 미리 지원해놓으면 좋은 것 같다. 다 떨어졌을 시에 1학기를 또 기다려서 지원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생활비나 교통비 문제도 만만치 않으니, 우선 원하는 대학의 과에 학사 과정을 안전빵(?)으로 지원해 놓으면 - 붙는 건 장담하지 못하지만 - 대학 내의 어학당을 공짜로 들을 수 있거나 학생증으로 교통비 절약도 할 수 있으니 이 것만 생각해봐도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D   

학생 신분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많으니 어디라도 등록해 학생 신분이면 좋다. 자퇴나 전과가 생각보다 쉬워서 딱히 문제되는 것도 없다. 독일인들 중에 학생증 혜택(교통비)을 받기 위해 10년 째 학생으로 아무 학과에, 가령 수학과, 철학과 등등에 등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세금은 이렇게 새고 있는 듯)

독일에서 학사부터 다시 시작

다행히 한국 대학 성적으로 원하는 학과에 입학했다. 정원 제한이 있는 학과여서 아비투어를 치고 입학한  뽀송뽀송한 18-19살 아이들이 얼마나 콧대가 높았는 지 지금도 기억하고 싶지 않다. 한국 대학 교과목을 인정(Anerkennung) 받기 위해 한국에서 들은 강의와 여기 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를 매칭한 후, 한국 강의 계획서를 독일어로 번역하고 텍스트를 쓰는 작업을 해 해당 과목의 교수님들의 컨펌을 받는 과정을 거치지만 겨우 2과목 인정받았다. 이 대학에서는 석사 또한 NC가 있었고 - 석사 입학 당시 약 18명으로 구성 - 특정 과목(통계학 등)을 꼭 이수해야했기에 한국과는 전혀 다른 커리큘럼이었다.

나는 영어 석사 지원은 고려하지 않았다. 독일에서 독일어로 공부를 하고 싶었기에 독일어 과정으로 진행되는 학교를 선택했다. 그러나 독일 회사 지원 시 적어도 내 학과 관련 업계와 관련하여 채용 공고를 뒤져본 결과, 올라온 공고문 99%의 첫번째 조건이 독일어가 모국인인 사람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영어.. 뗄레야뗄수없다. 아무리 독일어로 모든 과정을 끝냈다 하더도. 

깍쟁이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몰라도 아님 NC 기준(첫 지원 기준이 1.0-1.2대, 자리 남을 시 1.7-2.0)이 나름 높아 콧대가 높은지 몰라도 다른 학과생들이 같이 공부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 따윈 없었다. 다들 같이 공부한다는데, 우린 수업 끝나면 딱 문 앞에서 바이 하고 헤어지며 각자도생의 학과였다. 물론 2-3명 끼리끼리 모이는 무리들은 있으나 두루두루 분위기가 좋은 학과는 아니다. 정말 학과 by 학과인 듯하다. 그래서일까, 뭔 일을 시작할 때 외국인을 도와주거나 배려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게 됐다.

드디어 석사 과정 시작

학사를 졸업한 후 석사에 입학했다. 첫 학기 매주 발표 2-3개를 해야했던 나는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석사를 자퇴하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쳤다. 독일어 발표 준비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발표 준비만 하느라 제대로된 공부를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너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나를 제외한 다른 독일인 친구들도 다들 울며 울며 하고 있었다. 첫 학기, 우린 발표와 장렬히 싸우며 5 kg가 빠졌고, 2학기에 코로나를 맞이 하며 온라인 수업이 시작 되었다. 또한 첫 학기 오프라인 학기가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마지막 학기였음을 2년이 지나서야 알게되었지.

발표가 미친 듯이 몰아치는 학과인데, 그 부분만 빼면 어렵지 않게 학석사를 졸업했다. 어차피 전공 과목은 자기 전공이니 당연히 잘해야 하고, 독일어는 되든 안되든 전공 내용이니까 쑤셔넣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졸업이 온다. 

독일 학석사 논문 1. 논문 담당자 배정 및 주제 결정

 

독일 학석사 논문 1. 논문 담당자 배정 및 주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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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논문 제출 후 박사 준비

석사 논문을 쓰고 난 후,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한가지이다. 논문을 준비하고 쓰는 6개월의 기간 동안 단 하루도 논문에서 손을 뗀 적이 없다. 짧든 길든 뭐라도 한 자쓰려했고, 매일매일 기본 10시간을 논문만 팠다. 10권 정도 이상의 논문을 책으로 엮어 해당 주제와 관련된 논문을 훑고 분석했으며 이를 녹여내려고 부던히 노력했다. 그렇게 6개월을 불싸지르고 나니, 박사 지원이 두려워졌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도, 대학에 머문것도 근 10년이 되니 이젠 지겨워지고 잠시 대학에서 멀어지고 싶은 마음도 커진 시점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어쩌다 보니 아직 독일에 살고 있다. 정말 공부하는 것 빼곤 막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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