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논문 작업의 막바지 단계인, 가장 중요한 시점이 바로 퇴고 단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마지막 제출 전, 당연하겠지만 아래 해당 사항을 꼭꼭 매의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결국은 학석사 논문의 점수로 귀결되는 것이니.
1. 논문 내 오타 및 비문 여부
2. 학교/학과에서 제시한 논문 형식
3. 인용 및 참고문헌
1. 논문 내 오타 및 비문 여부
외국어로 긴 글을 쓸 때 가장 힘들고 고된 부분이다. 우선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같은 글을 여러 번 읽다 보면 스스로 내용을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맥락만 쓱-읽고 지나쳐버리기 쉽다. 몇 번의 시행착오로 사용하게 된 방법을 공유해보면 다음과 같다 - 사실 별 거 없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써 본다.
인쇄본으로 한줄 한 줄 곱씹으면서 읽기
먼저, 모니터 화면으로 이미 여러 번 글을 읽고 수정한 사람이라면 이젠 패드나 종이에 인쇄본으로 줄을 치면서 읽어보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놓친 부분들을 많이 잡아낼 수 있다. 여기서 굳이 줄의 왜 치냐며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논문을 쓸 때는 장시간 동안 같은 글에 노출되며 여러 번 읽고 생각하여 쓴 글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띄엄띄엄 글을 퇴고하게 된다. 이미 머리로 이해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오히려 왜곡해서 읽게 되는 경우도 다분하다. 그렇게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이고, 꼼꼼하게 읽기 위해서는 눈뿐만 아니라 손으로도 짚어가야 하는 것이다.
구글 번역기로 역번역하기
두 번째, 구글 번역기에서 독일어> 한국어로 설정한 다음 문단이나 문장별로 복사 후 붙여놓기를 하여 번역된 내용을 체크해보자. 물론 모든 독일어 문장이 한국어로 매끄럽게 번역되지 않는다. (1대 1 번역이 불가능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패스) 그럼에도 이 방법의 좋은 점은 우선 글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글을 처음부터 한 줄 한줄 쓰는 게 아니라 도입부를 쓰다가 결과 부분도 썼다가, 도입의 초반부를 썼다가 후반부를 썼다가 혹은 퇴고 시에 여러 번 수정하며 삭제되거나 추가되는 부분이 생기면서 맥락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독일어로만 읽을 경우, 문법이나 오탈자를 찾는데 지나치게 매몰될 수 있어 오히려 가장 중요한 글의 맥락과 연결을 간과하곤 한다. 아울러 빠진 맥락이나 불필요한 문장 등을 한눈에 잡아내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어로 읽어보길 추천한다. 또한 이렇게 번역된 내용을 읽다 보면 번역이 틀린 부분에서 운이 좋게 오타나 비문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독인인 전공자에게 퇴고 부탁하기
세 번째, 독일인(특히 같은 전공자)에게 글을 읽어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인데, 복잡한 내용과 견해를 글로 풀어내다 보면 당연히 글 또한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한국어로 맞는 내용 같더라도 실제로 쓰지 않는 표현이라면 당연히 고쳐야 할 사항이다.
다만, 논문인만큼 전문적이거나 과별로 자주 사용하는 전문 용어나 같은 단어여도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가 많기 때문에 전공자가 읽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생물과 전공생이 철학과 내용을 이해 못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법은 고칠 수 있을지언정 그마저도 내용이 완전히 다르게 바뀔 위험이 많다.
전문 교정 기관에서 교정받기
독일인이라고 모든 문법을 명확히 아는 게 아니며(한국인과 마찬가지겠지 모...), 사람인지라 긴 글을 읽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안타깝지만 대충 읽고 지나쳐지는 실수들이 많다.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한번 교정을 받고 나면, 마지막으로 제출 2-3주 전쯤 전문 Korrektur 기관이나 사이트에 논문을 보내 수정받는 것을 추천한다.
논문의 장수가 많기 때문에 길게는 일주일 정도 걸릴 수 있고 (혹은 더 길게) 교정을 맡기는 가격도 마냥 싸다고 볼 수 없지만, 다른 글도 아니도 졸업논문이니 투자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석사 논문은 학교에 따라 혹은 박사과정을 생각하고 있다면 열람/첨부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꼬리처럼 졸졸 따라다닐 수 있다.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사이트는 멘토리움이다.(아래 사이트 참고)
이렇게 전문 교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표현이나 독일인이 생각하는 로직에 대해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듯하다.
독일어 글 교정 사이트 추천 - Mentorium (멘토리움)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단순히 Endung 같은 부분만 수정할 것인지, 문장 구성을 수정할 것인지 등 세부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라 가격도 달라지지만,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전공자가 수정일을 배정받게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멘토리움 둘러보기▽▽▽
2. 학교/학과에서 제시한 논문 형식
한국에서 논문을 쓸 때보다 까다롭다고 느낀 부분이 바로 논문 형식이다. 학과별로 선호하는 방식이나 규정이 정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소한(이라 쓰고 최선을 다해) 규정은 꼭꼭 필수로 따라야 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하나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가령 한 독일인 친구는 쪽번호를 까먹어 점수가 깎인 적도 있다. Gutachter가 단순히 논문 내용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특히 Betreuer, 즉 첫 번째 Gutachter는 항목별로 평가하기 때문에 규정을 따르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독일 대학 Blahblah] 독일 학석사 논문 쓰기 2탄. 독일 학석사 논문 평가 기준 및 체크리스트
3. 인용 및 참고 문헌
과 특성상 학사 1학기 때부터 석사 마지막까지 세미나를 진행했던 부분은 바로 바른 인용법과 참고문헌 표기 방식이었다. 잘못된 인용표기는 엄연히 따지자면 표절에 해당되기 때문에, 각 과에서 제시하는 인용법을 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령, 심리학 분야는 APA-인용 방법을 따르고 있다.
특히 참고문헌의 표기 형식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한 세미나 담당자는 학교 과제를 평가할 때, 참고문헌 목록을 다 확인하고 띄어쓰기, 철자, 대문자/소문자 구분, 기울기 등 세부 사항을 다 체크하고 점수를 매긴 적이 있다. 이때의 경험은 올바른 참고 문헌 표기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이렇게 하는 것이 깐깐한 행동이 아니라 대학생으로서 글을 쓸 때 당연한 절차이고 필요한 자세임을 깨닫게 해 준 좋은 일이었다. 경각심도 더불어 불러일으켜주기도 했다. 본문에서 인용된 논문이 참고 문헌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는지, 이름이나 연도가 틀리지 않았는지 마지막에 하나하나 Ctrl+F를 통해 매칭 해가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ndnote나 zotero와 같은 논문 인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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