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독일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궁금할 수 있는 독일 박사 과정 급여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해보려고 한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독일 또한 석사 과정이 끝난 후, 대학교 내 연구소나 비대학 연구 기관(회사, 해당 분야 연구소 등)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어떤 기관에서 어떤 조건에 맞춰 계약을 하냐에 따라 그 급여 수준이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으나, 적어도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대략적인 급여 체계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약 3년 간 우리의 삶을 책임져 줄 귀중한 돈이다.
박사 과정 급여 체계
대학의 경우, 박사 학생으로 학교에 등록하거나 대학 내 한 연구소에서 연구 조교(wissenschaftliche Mitarbieter*Innen)로 계약한다.
보통 Tarifvertrag für den öffentlichen Dienst (TVöD) 혹은 Tarifvertrag für den öffentlichen Dienst der Länder (TV-L)에 따라 급여 카테고리가 나뉜다. 물론 기관에 따라 타 계약 조건이나 협약(예컨대, in Hessen TV-H)이 달라질 수 있다.
급여 그룹(Entgeltgruppen)은 15개로 나뉘는데, 사실 다른 그룹이 어떻든 하등 필요가 없다. 우리의 관심사는 박사 과정에 이제야 첫걸음을 뗀, 혹은 떼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시작하는 박사 초년생은 대체로 E13그룹에 속한다. 급여는 호봉제를 적용하여 E13그룹 내에서 연차별로 약간씩 급여가 달라진다.
박사 과정 급여 산정 방법
앞서 언급했듯, 어떻게 계약을 체결하느냐에 따라 급여 퍼센트는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연구소에서 연구만 하느냐 대학교에서 강사와 마찬가지로 수업을 진행하느냐 등에 따라 일하는 시간, 즉 월급 퍼센트 분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일은 관례적으로, 특히 자연계 분야에서는 50-65% 내에서 계약을 체결한다. 분야에 따라 40-100%로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이 말은 돈을 지불하는 기관, 다시 말해 자신이 일하게 되는 연구소를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노력이 이론상 50-65% 정도라는 뜻이다.
65%라 함은 100%를 기준 금액에서 65%만 받는다는 의미이며 - 100만 원 중 65만 원만 받는다- 나머지 35%는 자신의 연구를 위한 시간으로 그에 대한 급여는 지불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하루에 8시간이 아니라 65%에 해당하는 약 5.2시간만 연구소를 위한 일을 하면 된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는 이처럼 무 자르듯이 나눌 수 없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각설하고, TV-L 2023년을 기준으로 두 가지 다른 예시를 들어 급여 산정을 해보자.
▼ 월급 계산기 (Gehaltsrechner TV-L 2023 기준)
https://oeffentlicher-dienst.info/c/t/rechner/tv-l/west?id=tv-l-2023
표에서 나오는 금액과 실제로 받는 급여 사이에 오차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 보면 좋을 것같다.
드물지만 나름 좋은 조건일 때와 보통의 상황을 가정해보았다. 지역마다 약간의 급여 차이가 있으나 협약 조건 선택을 변경해보면 그렇게 큰 격차는 느껴지지 않는 것같다. 다만, 거주 지역의 물가에 따라 그 상대적 가치가 달라질 뿐.
우선 박사생 A의 계약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대학교에서 근무 (초년)
- 일하는 시간 : 100 %, 즉 월급을 100% 모두 받는다는 의미
- 소득세 등급 : 1 (미혼) / 종교세 X / 자녀 X
위의 대략적인 추정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계약조건과 자신의 현 결혼유무/종교 등록여부 등에 따라서 세금 비율이 달라진다. 그래서 월급이 얼마인고 하니, 대충 기본적인 세금 떼고 나면 약 3백 5십만 원이 통장에 꽂힌다.
세전 (유로) | 세전 (원) | 세후 (유로) | 세후 (원) | |
연봉 | 약 52206 유로 | 약 7천만 원 | 약 32103 유로 | 약 4천 3백만 원 |
월급 | 약 4188 유로 | 약 5백 6십만 원 | 약 2593 유로 | 약 3백 5십만 원 |
박사생 A와 근무 시간(65%)이 다른 박사생 B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 대학 연구소에서 근무 (2년차)
- 일하는 시간 : 65 %
- 소득세 등급 : 1 (미혼) / 종교세 X / 자녀 X
2년 차 박사생 B는 대략 2백 5십만 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 호봉제로 계산되기 때문에 연차에 따라 급여가 야금야금 올라간다.
세전 (유로) | 세전 (원) | 세후 (유로) | 세후 (원) | |
연봉 | 약 36524 유로 | 약 5천만 원 | 약 23884 유로 | 약 3천 2백만 원 |
월급 | 약 2930 유로 | 약 4백만 원 | 약 1930유로 | 약 2백 5십만 원 |
처음 계약 시에 몇 퍼센트를 받는 걸로 계약을 하냐에 따라서 업무 과중은 물론 급여 부분에서도 많이 차이를 보일 수벆에 없다. 100%를 지불하는 곳은 거의 손에 꼽기 때문에 그 경쟁도 치열할 뿐만 아니라 거의 자리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학계가 아니라 회사나 외부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대학은 박사 과정생을 "직장인"이나 "연구원"으로 보기 보다, "학생"에 가까운 연구원으로 보는 듯하다.
급여 측면에서는 단점이 더 크겠지만, 박사생이라도 학생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 학생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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