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여름은 해가 너무 강하고, 독일의 겨울은 너무 우중충하다. 10월부터 5월 – 길게는 6월까지도 – 까지 차가운 온도가 계속되는 독일 겨울에서 살아남으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편으론, 겨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으레 잊고 살아왔던 건강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fit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부던히 노력 중이다.
이번 포스팅 제목처럼, 나는 독일에서 병원을 최소한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이자 그 모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1인이다. - so wenig wie möglich.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모든 독일 의사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알지만) 여기서 만난 독일 의사들이 나에게 너무 신뢰를 주지 못했다. 치과를 몇 번이나 바꿨는지 모를 일이다.
사례 1.
기존에 다니던 치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구글 평점과 평가를 보고 고르고 골라 별점4.5이상의 치과에 예약을 잡았다. 이와 이 사이가 썩어 110유로 정도의 치료를 받으면 10년 이상 문제 없이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머금고 투자했다. 1차로 멘붕이었던건, 턱이 빠져라 40분동안 진료했는데 잘못 했단다. 그래서 다시 다 제거하고 진료를 다시 시작했다. 2차 멘붕은 불과 5개월 후에 일어났다. 10년은 웬걸, 5개월도 채 되지 않아서 치료했던 물질이 떨어져 나갔다. 다시 예약을 잡았다. 같은 병원내의 다른 의사가 저번 치료가 잘못된 것 같으니 80유로를 추가로 내고 옆에 치아도 같이 진료하는 것이 낫겠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래서 다시 진료를 하기 위해 투자했다. 3차 멘붕은 1년 후에 왔다. 다시 똑 같은 자리가 아파서 다른 병원에 예약해 진료를 받으러 가 치아 전체 사진과 영상을 눈으로 봤는데, 비 전문가가 봐도 모양이 개판으로 덕지덕지 치료 물질이 붙어있었다.
사례 2.
내 지인은 아킬레스건 쪽이 좋지 않아 정형외과에 예약을 잡았다. 나름 스포츠팀에서 팀닥터를 한 경력과 평점이 좋아 오래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마침 예방접종을 해야 해서 흔쾌히 의사가 알았다며 예방 접종을 해주더니, 진료가 끝났으니 나가란다. 지인은 다리가 좋지 않아 진찰을 받으려 간 것인데 한번 진료에 한가지만 진찰받을 수 있으니 다리 진료를 받고 싶으면 다음에 다시 예약 잡고 오라며 축객령을 내렸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예약하고 아파야 하는 독일 시스템 굴레에 들어와 2주 후에 예약이 잡혔다.
사례 3.
아마 2022년 여름 가장 충격적이었던 병원 사례였다. 아랫배가 당겼던 독일 친구는 전화로 예약을 잡으려고 했다. 의사도 아닌 예약 받는 간호사? 혹은 예약 담당자였을까? 증상을 듣더니 의사와 상의 없이 그냥 2달 후에 오라며 예약을 잡았다 – 그래서 전문가 휴리스틱 (Expert Heuristik)/ Heuristische Evaluation은 100% 믿지 못하는게 아닐까. 그리고 2달 후, 친구는 고환암을 진단받았고 진단 내린 지 3일 만에 바로 수술을 해야만 했다. 이마저도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던 지인이 정자 은행에 정자를 보관하라는 제안과 예약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방사선 치료 등으로 26살 젊은 나이에 아기를 가진다는 선택지는 생각도 못해볼 일이었을 것이다.
각종 영양제 및 영양 보충제 보충
우울감이나 두통 등이 유발하기 딱 좋은 독일 날씨로 인해 비타민 D는 빼놓지 않고 먹어야 할 영양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DM 이나 Rossmann 에서 다양한 영양 보충제를 살 수 있으니 그런 접근성은 넘나 좋다. 현재 나는 아래의 것들을 별도로 섭취하고 있다.
- 비타민 D / 칼슘 / 마그네슘 / 종합 비타민 / 철분제 / 양배추 환 (소화/식도염에 gut)
특히! 여성일 경우 철분제(Eisen)! 잊지 말도록 하자 :D 생리통도 확실히 줄고, 아래의 제품이 살짝 비싸긴 하지만 가루로 되어 있어 레모나C처럼 먹기 딱 좋다.
물에 녹여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비타민
발포비타민과 같은 제품은 나에겐 영 맞지 않아 처음에는 사서 먹었으나 손이 전혀 가지 않고, 차를 마시는 것이 지겨워 찾게 된 물에 타 먹는 영양 보충제 (비타민과 아연 포함)를 샀다. 자주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새콤하고 차가 마시고 싶을 때 한잔 마시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맛도 괜찮아서 추천! 레몬이나 홀룬더 향이 좋아서 만족만족!
https://www.dm.de/mivolis-heisser-holunder-portionssticks-20-st-p4058172658204.html
https://www.dm.at/mivolis-heisse-zitrone-portionssticks-p4058172311147.html
피트니스 및 취미 운동
독일에서 운동을 취미로 시작하는 건, 개인적으로 한국보다 쉬운 것 같다. 계약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지만 좋은 Angebot가 있을 때 피트니스를 등록하거나 각종 운동 Verein에 들어가면 값싼 회원비를 내고 운동을 준전문인들 - 경력 20년 넘은 ㅋㅋ - 에게 운동을 재밌게 배울 수 있다. 수영같은 경우 대학 내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개인 과외로 학생에게 싸게 배울 수도 있다 - 내 수영 선생님은 법대 학생의 독일 국가대표 선수였다는... 또한 독일인에게 가장 친숙한 운동은 아무래도 조깅과 자전거 일텐데, 비록 내 자전거는 지금 지하 창고에 처박혀있고 근처 수영장은 가뭄으로 수영장 물을 공원 식물에 뿌리기 위해 문을 닫아 갈 수 없지만 다시 운동을 재밌게 시작하고 싶다.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은 늙어가고 있고, 더이상 몸 관리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그에 맞춰 영양 섭취 또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훅가는 건 한순간이니. 아니나 다를까 집에만 있었는데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대상포진이 생겼다. 알다가도 모를 몸뚱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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