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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학 Blahblah] 독일 학석사 논문쓰기 3탄. 독일 학석사 논문 언어 선택과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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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논문을 쓴다고 독일어로 써야 하는 걸까? 당연히 이에 대한 답은 NO!이다. 논문을 어떤 언어로 쓸 것인가는 단순히 논문을 제출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는가와도 연결된다. 학사 논문은 독일어, 석사 논문은 영어로 쓴 경험을 바탕으로 장단점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어떤 언어로 논문을 쓸 것인가?  

독일에서 논문을 쓸 때, 당연히 독일어와 영어 둘 중에서 고민하게 될 텐데 무엇보다 지도 교수와 미리 협의해야 한다. 교수님인 경우 대체로 영어로 글쓰는 것을 허용하지만, 과 특성이나 논문 담당자가 독일 내에서 연구 활동을 주로 하는지 해외 저널이나 컨퍼런스를 대상으로 활동을 하는지에 따라서 그들의 선호가 달라질 수 있다.

내 경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학사 논문을 독일어로 썼었다. 그 당시 독일어를 선택했던 이유는 우선 독일어로 이론이나 전문 용어(Fachbegriff)들을 배워왔기 때문에 영어로 적합한 용어를 찾는게 싫었다. 1대 1로 번역되지 않을뿐더러 전문 용어를 잘못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에. 또한 학사 과정동안 많은 Hausarbeit를 논문으로 써왔기에 독일어로 글 쓰는 능력이 오히려 한국에서 읽기 위주로 배운 영어 실력보다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 런. 데. (이렇게 주절거린 이유는..) 내 담당자가 독일보다 미국 등의 큰 컨퍼런스에 참여하거나 해외 저널에 주로 투고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것이 나의 실수였다. 담당자가 독일인이기에 독일어를 읽는 게 당연히 더 쉽겠지만, 오히려 독일 내의 논문을 인용하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로 논문 제출 이후에 이 논문을 영어로 다시 번역하고,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하여 해외 컨퍼런스에 참가하고 해외 논문에 투고했다. 이렇게 학사 논문이 담당자와 나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더 나아가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영어로 쓰지 않았을까 싶다.

- 개인적으로 한국의 석박사 논문을 읽다가 이론 파트에서 한국논문을 인용하는 논문을 보면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 비난하거나 그 수준을 저평가하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이론 파트를 쓸 때만큼은. 대부분의 이론이 해외에서 발전되어 한국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론은 오리지널 버전을 먼저 인용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독일어 OR 영어를 선택할까?  

그래서 영어가 좋다는 거야 독일어가 좋다는 거야? 이미 위에서 행간을 파악했다면 알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를 추천한다. 특히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일하고 싶거나 만약 다른 나라나 독일에서 박사를 지원하고 싶다면 당연히 영어 논문이 큰 장점된다. 자신의 영어 실력이 석사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임을 보여줄 수 있고, 지원 시에 독일에 국한되지 않고 타 국가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나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연구 파트가 강한 나라로 옮겨가고 싶을 때 독일어로 쓴 논문을 다시 영어로 번역하고 싶지 않다면.

또한 박사 과정 동안 석사 논문을 좀 더 발전시켜 해외 학술지에 투고해 볼 수 있으니 독일어보다 장점이 많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표절(Plagiat) 문제이다. 논문을 쓰는 내내 항상 조심하고 조심했으나 그럼에도 걱정될 수밖에 없다.

수천수만의 미디어 학자들 중에서 내가 골자로 삼은 이론을 인용한 이들은 수두룩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표현이 겹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의 논문을 읽다 보면 그 문장이 제일 좋아 보이기도 하고, 괜히 다르게 써보려 하면 문장이 더 더러워(?)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어 이론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내용을 다시 정리해 쓰는 것이 그런 점에서 더 편하다. 

또한 만약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동일한 내용으로 쓴다고 가정할 때, 독일어보다 영어로 적정 분량을 채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학사 논문을 독일어로 쓰고, 석사 논문을 영어로 써본 결과 영어는 생각보다 분량을 꾸역꾸역 채웠다. 심리학 계통에서 Abbildungen/Tabelle를 글 중간에 포함시키려면 그 중요성이 분명히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체로 덜 중요한 사진이나 표들은 부록에 첨부된다. 고로, 사진으로 분량을 때려 박을 수없다는 사실이다. 오로지 글로 승부해야 한다. 

이미 독일어로 글을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같은 문장이라도 독일어... 참 부질없이 길고 단어도 길다. 만약 "나 글쓰기 너무 싫은데? 그냥 제출이 목표인데?" 한다면, 독일어 추천. 영어보다 독일어로 글 쓰는 연습을 더 많이 했다면 독일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분량은 다다익선일까?  

글의 분량이니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라 장장익선(長長益善)이라 해야 맞는 표현일까? 대답은 No! 분량은 과별로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최대한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더~ 많이 썼다면 담당자에게 알려서 분량을 줄여야 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길게 써서 점수 깎이는 경우도 있다. (정해진 양 안에서 자유롭게 놀아야 한다는..)

내 경우, 실험 2개를 진행하고 독일어로 쓰기로 했기 때문에 이론 파트 분량이 길었다. 원래 제출 분량은 약 40장이었으나, 이러한 점을 논문 담당자가 고려해주어 60장 내외로 제출하기로 타협 봤다. 이처럼 논문을 구성하고 평가하는데 담당자의 재량이 크니, 논문을 구성하거나 형식과 관련해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직접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정답은 없으나 평가자의 기준과 개인의 만족도가 합치하는 부분을 찾아나가는 게 결국은 정답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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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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